6월 8일, 다양한 전시들을 보고 느끼기 위해 오랜만에 서울로 당일치기 여행을 왔다.
볼만한 전시들은 모두 서울에서 해버리기 때문에 슬프지만 비싼 버스값을 내며 서울로 향했다.
그리고 거의 두 달이 지난 지금,,, 서울에서 본 전시 중 하나인 '금호영아티스트 : 16번의 태양과 69개의 눈'에 대해 리뷰하려고 한다.
3월 21일부터 6월 30일까지 하는 이 전시는 이미 끝났지만 차후에 금호미술관에 갈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나의 기억들을 기록하기 위해 글을 써 본다. 처음에는 나처럼 대체 16번의 태양은 뭐고 69개의 눈은 뭐야 라고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금호영아티스트라는 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살짝 갸우뚱할 수도 있다. 띄어쓰기가 안돼있어서 나는 헷갈렸다. 알고보니 금호미술관에서 주최한 전시로서, young artist 라는 의미였다. 사실 금호영이라는 아티스트의 개인전인지 알았다.. 각설하고 본 전시는 금호미술관의 30주년 기념 특별전이었는데 그러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한국의 예술을 이끌고갈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선보이기 위한 전시였다.
16번의 태양과 69개의 눈, 사실 이 태양은 공모를, 눈은 작가들을 뜻한다. 다시 말해, 16번의 공모를 통해 선정된 69명의 작가와 함께 하는 전시라는 뜻이다. 젊은 작가인만큼 이들의 실험적인 태도와 다양한 도전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69명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만큼 작품들은 모두 정말 다양한 양상을 보였다.
1층에서 볼 수 있는 전시는 위의 사진과 같았는데, 평면적인 화면으로 다양한 생각을 하게끔하는 작품들이었다. 사실 나는 2D의 그림보다는 다양한 형태를 볼 수 있는 조형예술이나 설치미술작품에 더 관심을 갖고 신기하게 본다. 하지만 평면적인 화면으로 그 안의 이야기를 건네는 작품들도 좋아한다. 특히 사진이나 어떠한 장면 하나를 그린 그림은 무한한 상상력을 뿜어낼 수 있게 돕는다. 그리고 내가 전시를 좋아하지만 실제로 그림을 잘그린다던가 그런 눈이 있는 것은 아니라 더 궁금해지고 이게 뭘까하는 의문이 들게 한다. 이 선은 왜 그었을까, 의도적인 걸까 우연에 의한 것일까, 이 색은 왜 쓰였을까, 정말 하나하나 궁금해진다. 설치미술은 하나하나 작가의 손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 눈이 가고 감탄하게 되며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어 단번에 나의 시선을 빼앗지만 그와 다르게 평면적인 그림들은 그 후까지도 나의 머리를 지배하고 계속 생각하게끔 한다.
금호미술관은 3층과 지하 1층으로 이루어져있었는데 나는 1층 다음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는 더 다양한 양상을 띄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건 무엇일까, 조금 아쉬웠던 것은 작품 옆에 제목이나 사용한 재료들이 쓰여있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위 사진의 작품이 무척 궁금했다. 무엇을 무엇으로 칠한걸까, 어떻게 접어서 어떻게 칠하고 펼쳐진 것일까, 이 우연적인 모습들을 어떻게 의도하고 무엇을 의도한 것일까 하는 수많은 궁금증들이 생겼다. 만드는 과정이 담긴 영상을 보고 싶은 작품이었다.
이 작품은 상상하기 조금 쉬웠다. 물론 작가만의 의도가 담겨있을 것이고 그게 나의 생각과 일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탁상공론'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리고 역시 재미있어졌다. 조형작품의 매력이 떠오르는 시점이었다. 일단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어 내었다는 감탄과 이리저리 다른 방향에서 볼 수 있는 시야가 재미있었다. 그리고 방금 글을 쓰면서 생각난 것인데 사진으로만 보았을 때 나는 7명의 사람인 줄 알았는데 다시보니 팔 두 개가 한 사람이었다.
이건 다른 이야기인데 사실 난 작품을 사진으로 찍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진으로 찍었을 때와 직접 보고 기억에 남겼을 때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지않고 그저 오롯이 작품에 집중하는 게 좋았다. 하지만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사진을 찍고 꾸준히 기록하기로 했다. 그리고 사진을 찍고 보는 것이 또다른 경험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역시 이 전시에서 아쉬웠던 것은 작가명과 작품명이 보이지 않아서 작품의 내용이나 작가의 의도를 유추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알고보면 안내 소책자가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보지 못했다)
그리고 재미있던 것은 위의 사진이다. 전시를 다니다보면 그저 평면적인 그림 말고도 새로운 재질이나 기술, 형태의 예술품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그렇다. VR 기술이 작품에 들어간 것을 보니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나도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 조금 어색하게 써보았다.
그리고 이건 궁금해서 찍은 사진, 왜 이러한 그림들은 세 부분으로 나눠서 걸어놓은 것일까? 전부 붙여놓으면 작품끼리 붙는가, 궁금했다.
그리고 이건 또 천장이 신기해서 찍은 사진, 전체적인 건물 구조도 궁금했고 필요에 의해 지어진 것인지 미적요소를 위한걸까 궁금했다. 만약 미적요소를 위한 것이라면 정말 내 취향이었다. 그저 일반 건물에 전시한 것이 아니라 정말 전시만을 위해 지어진 건물, 미술관, 갤러리의 장점이 이러한 것이다. 너무 멋진 부분이었고 인테리어적으로 무척 마음에 들었다.
이 또한 신기한 형태의 작품이었다. 아주 작은 그림들이 들어간 나무 통에 들어간 그림들을 앞에 끼워진 확대경을 통해 보는 형태였다. 장점으로 보자면 작품에 눈도 확실히 가고 신기해서 관심이 가게 된다. 그리고 집중해서 보고 작품을 하나하나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점으로 뽑자면 하나하나 허리를 굽히고 모두 보기는 어려워서 확대경을 슬쩍 움직여보며 몇 작품만 넘겨보다 다른 작품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확실히 새로운 형태로 실험적인 도전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 미술관/갤러리의 관람 안내 및 자세한 전시 소개는 아래를 참고해주세요.
금호미술관
이메일을 입력하시면 금호미술관의새로운 소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신청정보입력
www.kumhomuseum.com
'전시 그리고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서보 : 지칠 줄 모르는 수행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0) | 2019.07.11 |
---|---|
한국화의 두 거장 : 청전, 소정 <현대화랑, 갤러리현대> (0) | 2019.07.10 |
경주에 가면 미술관을 들러줘요 - 2 <경주동궁원, 솔거미술관> (0) | 2019.07.08 |
경주에 가면 미술관을 들러줘요 - 1 <우양미술관> (0) | 2019.07.07 |
처음으로 혼자 떠난 여행 - 대만 타이페이 - 4 <단수이> (0) | 2019.07.06 |